"후-."
아침부터 지끈거리는 두통에 잠이 깼다. 몇 일째 철야를 유지하던 몸이 더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 모양이다. 분명 책상에 잠깐 엎드렸는데 어느샌가 침대에 이불까지 덮고 누워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
뭔가 이상하다. 밤새 작업한 데이터는 없고 웬 고철덩어리들이 잔뜩 있다. 이쯤되니 몽유병이 의심스럽다.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방주인도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뭔 짓을 한 걸까?
"만나면 뭐라 해야 하나..."
무슨 말을 해야 될 지 고민하며 방문을 열었더니 거울이 나왔다. 이 거울은 방주인에 대한 내 인식이 옳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자각시켜 줬다. 자다 일어나서 그런가 머리가 엉망이다. 손이 자동적으로 올라갔는데 만져져야 할 포니테일이 없다. 머리가 풀렸다고 보기엔 느껴지는 길이감이 지나치게 짧다. 스산한 느낌에 거울을 다시보니 올라갔어야 할 팔이 가지런히 내려져 있다. 설마...꿈 속인가?
"...어이."
한참만에 얼굴이 점점 구겨지던 거울 속의 내가 말했다.
"계속 내 손으로 그렇게 볼을 꼬집고 있으면 네 얼굴이 부을거다."
그제서야 내 볼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있는데도 전혀 아프지 않단 걸 지각했다. 꿈이니까 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너무도 리얼한 거울상에 내 볼도 꼬집어 보았다. 난 방에 있는 욕실로 뛰쳐들어갔다. 그나마도 뒤에 서 있는 내가 오른쪽이라고 말해줘서 들어갈 수 있었다.
"이게...이게 뭐-야--!!!!!!"
"...그렇게까지 절규할 건 없잖아?"
"내가 하루아침에 근육돼지가 됐는데 너 같으면 안 미치겠어?"
"나도 하룻아침에 기생오라비 닮은 애 되서 미치겠거든?"
"뭐? 기생오라비?!"
"여자처럼 머리 길잖아."
"머리 길면 다 여자냐!!"
"난 기생오라비랬지 기생이라 한 적 없다. 으아아악!"
야무지게 볼을 꼬집었더니 내 얼굴이 더 부었다. 진짜 이걸 때릴 수도 없고.
"힘조절 잘 해! 아프단 말야..."
어지간히 아팠는지 내가 된 루사가 눈물을 글썽이며 뺨을 쓰다듬는다.
"윽..미, 미안."
잠시간의 소동 후 우린 머리를 맞대고 사건 규명에 나섰다.
"누가 장난친 걸까?"
"사트는 머리가 나쁘니 아닐거고 아트나 타트일까?"
"디에일 수도 있겠지."
"그 자식 그런 악취미도 있냐?"
"뭔 취민들 없을까."
"하긴..."
고민 끝에 식당으로 가보기로 했다. 시간이 좀 지난지라 우리를 뺀 모든 이들이 아침을 먹고 있었다.
"웬일로 둘이 같이 들어오네?"
"미운 정이 더 진한 법이지."
피곤함과 짜증이 섞인 얼굴로 옆자리에 앉으니 아트가 한 마디 한다.
"루사형 자리는 저기야."
"응? 내 자리는...아, 미안."
내가! 이 내가! 싸이코의 형이라니!!
"내가 방금 루사가 사과한 걸 들은 것 같은데?"
"밥이나 먹어라."
"형, 얼굴이 부었어. 누가 때렸어?"
다른 날 같았으면 내가 받았어야 할 손길을 속이 바뀐 껍데기가 받는 것을 보며 난 알아서 잘 꾸미란 얼굴로 눈에 불을 켜고 마마를 노려봤다.
"아니. 철야 때문에 지쳤나봐."
"쉬엄쉬엄 해."
짧게 '응'이라며 말하곤 내 눈치를 살핀다. 이에 사트가 콧소리를 내며 야릇한 시선을 보냈다.
"오늘은 분위기가 뒤바꼈네? 루사, 마마형이 잘못한 거 있어?"
"그런 거 없거든!!"
나와 루사...인 마마가 동시에 소리를 지르자 다들 동작을 멈추고 쳐다봤다. 머쓱해진 우리가 뭐라 하기도 전에 태연하게 식사를 속행한 디에가 충고했다.
"애들 체한다. 사랑싸움은 안방에서 해라."
그리곤 쏜살같이 퇴장한다. 썩을... 욕을 삼키며 묵묵히 다시 수저를 놀렸다.
"다른 건 다 그렇다쳐도 연구는 어떡하지? 내가 네 방에 있는 것도 문제고 몰래 숨어든다 쳐도,"
"그보다 난 육체적 훈련이 필순데 각자 방에 몰래 숨든 대놓고 숨든 차질이 생긴다. 내 연구는 내 몸을 필요로 하니까."
...숨는다의 정의는 아는걸까? 대놓고 숨는 건 숨는 게 아니라 들어가는거라고.
"어쩌다가 근육돼지랑 바껴가지고..."
"그건 내가 할 말이거든!"
"나도 마찬가지다!"
다시 싸우자는 분위기가 형성됐으나 그래봤자 서로에게 도움될 일은 없었다. 그나마 몸도 바껴서 현재 내 육체를 가진 루사는 턱없이 밀릴 테고 루사의 몸을 가진 나는 파워조절을 못해 사단을 낼 것이다. 어느쪽으로든 내겐 손해다.
"그러면 몸이 다시 바뀔 때까지 서로가 서로의 연구를 대신 해주는 건 어때?"
"나보고 그 골 아픈 나소드 연구나 하라고?"
"그런 너도 나소드 아머 쓰잖아. 손해날 일은 없을 텐데? 내 데이터 중에 네 아머의 성능을 높여줄 정보가 있을지도."
"그럼 넌?"
"난 체력활동이 뭔지 뼈저리게 알게 되겠지. 이거, 내가 손핸걸?"
짐짓 아쉽다는듯이, 비릿한 웃음을 흘리면
"...그럼 그렇게 하지."
아둔한 짐승이 덫에 걸리지!
"그러면 그렇게 하도록 하지. 서로가 뭘 하고 있었는지 모르니 오늘 내일은 뭘 어떻게 하면 되는지 서로에게 알려주도록 하자."
"O.K."
이로써 다소 아슬아슬한 일상이 시작되었다.
Day 1 ~ 내가 그러지 말랬지
"그게 아니라니까..."
단순하기 짝이 없는 기계 하나 쓰는데 오만년이 걸릴 기세다. 그 단순한 걸 왜 못하는 거냐.
"그니까 여기서 이걸 누르고 다음에 저걸 캡쳐해서..."
"하-."
컴퓨터 안 부순 게 용하다만 정말 기계치군.
"너 나소드 연구는 하는 거냐?"
"그, 그럼 당연하지! 다만 너와는 방식이 다를 뿐이야!"
어련하시겠어.
Day2 ~ 도대체 이건 뭐하자는 거지?
"마마. 아무리 네가 약하다지만 넌 지금 근육돼지인 강한 루사의 몸이라고. 이 정도는 거뜬히 들어야지."
방금 말에서 뼈가 느껴졌지만 무시했다.
"제대로 하라고. 다시 돌아갔는데 물렁물렁 하면 곤란하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거뜬히는 아니거든? 확실히 루사의 몸인 지금, 평소의 나보단 역기를 잘 들고 있으나 어느순간부터 사악하게 웃는 내 얼굴(왜 사람들이 섬뜩하다는지 알겠다)에 이게 얘가 하는 훈련이란 걸 깨달았다.
독한 놈.
이러니까 근육돼지지.
"쉬지 말고 해야 덜 지쳐. 체력활동이 뭔지 뼈저리게 알게 된다며?"
...확실히 뼈가 있군.
Day3 ~ 이제 어떡하지?
서로가 서로의 연구에 익숙해질 무렵 우리는 몸이 바뀌는 에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나야 이미 첫날부터 시작했지만 저 치는 기계 다루는 것부터 고역이었으니...쯧. 동료지만 참 한심하군.
"안에 있어?"
방에 들어온 마마가 묻는다.
"머리 좀 제대로 묶으라고."
"흥. 자르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겨."
"너 또 꼬집힐래? 와서 앉아."
언제쯤이면 내 머리를 뒤통수를 안 보며 묶을 수 있을까?
"이렇게 한 손으로 그러모으고 다른 손으로..."
오늘도 결국 내가 머리를 묶어준다. 매번 마마의 손을 쥐고 머리를 묶는 다만 나아질 기미가 없다. 나아지려고 노력은 하는 것일까.
"자기 머리는 자기가 묶어야 돼."
"바뀌기 전까진 네가 마마다. 내 이미지에 먹칠하지 않도록 조심해."
"그러는 너야말로 너무 단정한 거 아냐? 천하의 루사가 목까지 올라오는 티를 입다니!"
"평소의 네가 불량한 거란 생각은 안 해 봤나?"
"뭐?"
화내며 입을 삐죽 내미는 게 얼굴만 바꼈지 루사답다. 다음 이어진 말에 우리 둘 다 새파랗게 질렸다.
"...은근 귀엽네."
내가 방금 무슨 말을 한 거지?!
"마마, 너 설마 나르시스트냐?"
"나, 나, 나르시스트라니! 이 정도는 자기애라고 봐야 하는 거다!"
"그래도 다 큰 어른한테 귀엽다는 좀..."
"그게..그게 뭐 어때서! 근데 여긴 왜 온 거야?"
"아 연구하다 이런 결과가 나왔는데..."
휴
이럴 땐 바보가 편하다니깐.
'나 참. 다 큰 자신을 보며 귀엽다라니. 마마, 저놈도 정상은 아니야.'
루사는 지금은 제 방인 마마의 방으로 돌아가며 생각했다. 왠진 모르겠으나 루사는 기분이 매우 좋아보였다.
'그런 면도 있었나...큭큭."
오늘 루사는 하루종일 콧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
"재밌나?"
"ㅋㅋㅋ크하하핫!ㅋㅋㅋㅋ"
"나도 참 지독한 취미가 많다만 너같은 녀석은 처음이다."
"내 취미가 어때서?"
미친듯이 웃어재끼면서, 그 숨막힐 듯한 호흡속에서도 제 할 말은 다 하는 계약자를 보며 어둠 속의 인영은 비릿하게 웃었다.
"성공하면 좋은 일이 있을 거야."
"크하하, 크하핫!"
방을 나서며 비릿한 미소의 인영은 생각했다.
'정상이 아닌 놈이 하나 늘었군.'
2015 할로윈 기념 1탄
아침부터 지끈거리는 두통에 잠이 깼다. 몇 일째 철야를 유지하던 몸이 더 버티지 못하고 무너진 모양이다. 분명 책상에 잠깐 엎드렸는데 어느샌가 침대에 이불까지 덮고 누워있는 것을 보면 말이다.
"......"
뭔가 이상하다. 밤새 작업한 데이터는 없고 웬 고철덩어리들이 잔뜩 있다. 이쯤되니 몽유병이 의심스럽다.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방주인도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뭔 짓을 한 걸까?
"만나면 뭐라 해야 하나..."
무슨 말을 해야 될 지 고민하며 방문을 열었더니 거울이 나왔다. 이 거울은 방주인에 대한 내 인식이 옳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자각시켜 줬다. 자다 일어나서 그런가 머리가 엉망이다. 손이 자동적으로 올라갔는데 만져져야 할 포니테일이 없다. 머리가 풀렸다고 보기엔 느껴지는 길이감이 지나치게 짧다. 스산한 느낌에 거울을 다시보니 올라갔어야 할 팔이 가지런히 내려져 있다. 설마...꿈 속인가?
"...어이."
한참만에 얼굴이 점점 구겨지던 거울 속의 내가 말했다.
"계속 내 손으로 그렇게 볼을 꼬집고 있으면 네 얼굴이 부을거다."
그제서야 내 볼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있는데도 전혀 아프지 않단 걸 지각했다. 꿈이니까 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너무도 리얼한 거울상에 내 볼도 꼬집어 보았다. 난 방에 있는 욕실로 뛰쳐들어갔다. 그나마도 뒤에 서 있는 내가 오른쪽이라고 말해줘서 들어갈 수 있었다.
"이게...이게 뭐-야--!!!!!!"
"...그렇게까지 절규할 건 없잖아?"
"내가 하루아침에 근육돼지가 됐는데 너 같으면 안 미치겠어?"
"나도 하룻아침에 기생오라비 닮은 애 되서 미치겠거든?"
"뭐? 기생오라비?!"
"여자처럼 머리 길잖아."
"머리 길면 다 여자냐!!"
"난 기생오라비랬지 기생이라 한 적 없다. 으아아악!"
야무지게 볼을 꼬집었더니 내 얼굴이 더 부었다. 진짜 이걸 때릴 수도 없고.
"힘조절 잘 해! 아프단 말야..."
어지간히 아팠는지 내가 된 루사가 눈물을 글썽이며 뺨을 쓰다듬는다.
"윽..미, 미안."
잠시간의 소동 후 우린 머리를 맞대고 사건 규명에 나섰다.
"누가 장난친 걸까?"
"사트는 머리가 나쁘니 아닐거고 아트나 타트일까?"
"디에일 수도 있겠지."
"그 자식 그런 악취미도 있냐?"
"뭔 취민들 없을까."
"하긴..."
고민 끝에 식당으로 가보기로 했다. 시간이 좀 지난지라 우리를 뺀 모든 이들이 아침을 먹고 있었다.
"웬일로 둘이 같이 들어오네?"
"미운 정이 더 진한 법이지."
피곤함과 짜증이 섞인 얼굴로 옆자리에 앉으니 아트가 한 마디 한다.
"루사형 자리는 저기야."
"응? 내 자리는...아, 미안."
내가! 이 내가! 싸이코의 형이라니!!
"내가 방금 루사가 사과한 걸 들은 것 같은데?"
"밥이나 먹어라."
"형, 얼굴이 부었어. 누가 때렸어?"
다른 날 같았으면 내가 받았어야 할 손길을 속이 바뀐 껍데기가 받는 것을 보며 난 알아서 잘 꾸미란 얼굴로 눈에 불을 켜고 마마를 노려봤다.
"아니. 철야 때문에 지쳤나봐."
"쉬엄쉬엄 해."
짧게 '응'이라며 말하곤 내 눈치를 살핀다. 이에 사트가 콧소리를 내며 야릇한 시선을 보냈다.
"오늘은 분위기가 뒤바꼈네? 루사, 마마형이 잘못한 거 있어?"
"그런 거 없거든!!"
나와 루사...인 마마가 동시에 소리를 지르자 다들 동작을 멈추고 쳐다봤다. 머쓱해진 우리가 뭐라 하기도 전에 태연하게 식사를 속행한 디에가 충고했다.
"애들 체한다. 사랑싸움은 안방에서 해라."
그리곤 쏜살같이 퇴장한다. 썩을... 욕을 삼키며 묵묵히 다시 수저를 놀렸다.
"다른 건 다 그렇다쳐도 연구는 어떡하지? 내가 네 방에 있는 것도 문제고 몰래 숨어든다 쳐도,"
"그보다 난 육체적 훈련이 필순데 각자 방에 몰래 숨든 대놓고 숨든 차질이 생긴다. 내 연구는 내 몸을 필요로 하니까."
...숨는다의 정의는 아는걸까? 대놓고 숨는 건 숨는 게 아니라 들어가는거라고.
"어쩌다가 근육돼지랑 바껴가지고..."
"그건 내가 할 말이거든!"
"나도 마찬가지다!"
다시 싸우자는 분위기가 형성됐으나 그래봤자 서로에게 도움될 일은 없었다. 그나마 몸도 바껴서 현재 내 육체를 가진 루사는 턱없이 밀릴 테고 루사의 몸을 가진 나는 파워조절을 못해 사단을 낼 것이다. 어느쪽으로든 내겐 손해다.
"그러면 몸이 다시 바뀔 때까지 서로가 서로의 연구를 대신 해주는 건 어때?"
"나보고 그 골 아픈 나소드 연구나 하라고?"
"그런 너도 나소드 아머 쓰잖아. 손해날 일은 없을 텐데? 내 데이터 중에 네 아머의 성능을 높여줄 정보가 있을지도."
"그럼 넌?"
"난 체력활동이 뭔지 뼈저리게 알게 되겠지. 이거, 내가 손핸걸?"
짐짓 아쉽다는듯이, 비릿한 웃음을 흘리면
"...그럼 그렇게 하지."
아둔한 짐승이 덫에 걸리지!
"그러면 그렇게 하도록 하지. 서로가 뭘 하고 있었는지 모르니 오늘 내일은 뭘 어떻게 하면 되는지 서로에게 알려주도록 하자."
"O.K."
이로써 다소 아슬아슬한 일상이 시작되었다.
Day 1 ~ 내가 그러지 말랬지
"그게 아니라니까..."
단순하기 짝이 없는 기계 하나 쓰는데 오만년이 걸릴 기세다. 그 단순한 걸 왜 못하는 거냐.
"그니까 여기서 이걸 누르고 다음에 저걸 캡쳐해서..."
"하-."
컴퓨터 안 부순 게 용하다만 정말 기계치군.
"너 나소드 연구는 하는 거냐?"
"그, 그럼 당연하지! 다만 너와는 방식이 다를 뿐이야!"
어련하시겠어.
Day2 ~ 도대체 이건 뭐하자는 거지?
"마마. 아무리 네가 약하다지만 넌 지금 근육돼지인 강한 루사의 몸이라고. 이 정도는 거뜬히 들어야지."
방금 말에서 뼈가 느껴졌지만 무시했다.
"제대로 하라고. 다시 돌아갔는데 물렁물렁 하면 곤란하다고."
아무리 생각해도 거뜬히는 아니거든? 확실히 루사의 몸인 지금, 평소의 나보단 역기를 잘 들고 있으나 어느순간부터 사악하게 웃는 내 얼굴(왜 사람들이 섬뜩하다는지 알겠다)에 이게 얘가 하는 훈련이란 걸 깨달았다.
독한 놈.
이러니까 근육돼지지.
"쉬지 말고 해야 덜 지쳐. 체력활동이 뭔지 뼈저리게 알게 된다며?"
...확실히 뼈가 있군.
Day3 ~ 이제 어떡하지?
서로가 서로의 연구에 익숙해질 무렵 우리는 몸이 바뀌는 에러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나야 이미 첫날부터 시작했지만 저 치는 기계 다루는 것부터 고역이었으니...쯧. 동료지만 참 한심하군.
"안에 있어?"
방에 들어온 마마가 묻는다.
"머리 좀 제대로 묶으라고."
"흥. 자르지 않은 걸 다행으로 여겨."
"너 또 꼬집힐래? 와서 앉아."
언제쯤이면 내 머리를 뒤통수를 안 보며 묶을 수 있을까?
"이렇게 한 손으로 그러모으고 다른 손으로..."
오늘도 결국 내가 머리를 묶어준다. 매번 마마의 손을 쥐고 머리를 묶는 다만 나아질 기미가 없다. 나아지려고 노력은 하는 것일까.
"자기 머리는 자기가 묶어야 돼."
"바뀌기 전까진 네가 마마다. 내 이미지에 먹칠하지 않도록 조심해."
"그러는 너야말로 너무 단정한 거 아냐? 천하의 루사가 목까지 올라오는 티를 입다니!"
"평소의 네가 불량한 거란 생각은 안 해 봤나?"
"뭐?"
화내며 입을 삐죽 내미는 게 얼굴만 바꼈지 루사답다. 다음 이어진 말에 우리 둘 다 새파랗게 질렸다.
"...은근 귀엽네."
내가 방금 무슨 말을 한 거지?!
"마마, 너 설마 나르시스트냐?"
"나, 나, 나르시스트라니! 이 정도는 자기애라고 봐야 하는 거다!"
"그래도 다 큰 어른한테 귀엽다는 좀..."
"그게..그게 뭐 어때서! 근데 여긴 왜 온 거야?"
"아 연구하다 이런 결과가 나왔는데..."
휴
이럴 땐 바보가 편하다니깐.
'나 참. 다 큰 자신을 보며 귀엽다라니. 마마, 저놈도 정상은 아니야.'
루사는 지금은 제 방인 마마의 방으로 돌아가며 생각했다. 왠진 모르겠으나 루사는 기분이 매우 좋아보였다.
'그런 면도 있었나...큭큭."
오늘 루사는 하루종일 콧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ㅋㅋㅋㅋㅋㅋㅋ"
"재밌나?"
"ㅋㅋㅋ크하하핫!ㅋㅋㅋㅋ"
"나도 참 지독한 취미가 많다만 너같은 녀석은 처음이다."
"내 취미가 어때서?"
미친듯이 웃어재끼면서, 그 숨막힐 듯한 호흡속에서도 제 할 말은 다 하는 계약자를 보며 어둠 속의 인영은 비릿하게 웃었다.
"성공하면 좋은 일이 있을 거야."
"크하하, 크하핫!"
방을 나서며 비릿한 미소의 인영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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